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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 가고 있는가' 계속해서 도전하는 책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예수님을 진실로 믿는 사람에게는 가장 근본적인 인생의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이 땅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인 수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신앙의 전통 속에서 믿음으로 삶을 살아낸다. 여기 메노나이트 전통 속에 급진적인 믿음의 삶을 살아낸 12명의 제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메노파(Mennonite)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메노나이트는 16세기 종교 개혁기에 메노 사이먼스의 신앙을 따라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고, 개인의 종교 자유를 주장하고 비폭력주의의 삶을 살았던 재세례 신앙운동에 뿌리를 둔 기독교 종파다. 얼마 전 출판사 대장간에서 나온 존 레데콥의 <기독교 정치학>을 읽으면서 메노파에 흥미를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12명의 그리스도를 따랐던 사람들 중, 내가 아는 이름은 딱 한 명, 메노 사이먼스(Menno Simons)뿐이다. 정말이지 그를 빼놓고는 난생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나의 호기심이 자극받았다. 우선 메노 사이먼스의 삶을 처음 구체적으로 소개받았다. 카톨릭 사제였던 메노는 성경연구와 기도를 통해 온전히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했다. 세례는 진정으로 회개하여 중생을 체험한 사람만 받아야 한다고 확신했으며, 원수까지 사랑하고, 믿음을 따라 고통과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세례를 다시 받는다는 것은 교회의 전통에 반항하는 일이고, 직 스나이더(Sicke Snyder)처럼 사형당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는 성경적이라고 확신하는 믿음 때문에 도망 다니는 고난의 삶을 살았다. 종교개혁당시 개신교(Protestant) 내에서조차 자신들과 다른 교리를 가졌다고 핍박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메노 사이먼스의 삶을 보면서, 오늘날에도 누군가 신앙 양심의 자유에 따라 자신이 성경적이라고 믿는 바대로 살아갈 때(성경과는 엄청나게 다른 이단적 주장이 아니라면) 서로를 믿음의 형제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는 주로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전 세계 다양한 지역 출신의 메노나이트 교회 지도자들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메노나이트 학교를 세운 크리스토퍼 독(Christopher Dock), 러시아에서 마치 한국의 가나안 농군학교처럼 정직한 메노나이트 농부로 지역에 큰 영향을 준 요한 코니스(Johann Cornies), 교회 주일학교를 새롭게 하고 메노나이트의 첫 신문인 <종교 소식지>를 발행하였으며 메노나이트 교단 총회를 만든 존 오버홀쩌(John H. Oberholtzer) 목사, 캐나다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피난민들을 도우며 모든 사람을 사랑했던 기도의 사람 코넬리우스 클라쎈(Cornelious C. F. Klassen), 중앙아프리카 콩고 출신이며 콩고에 내전이 일어났을 때도 비폭력을 주장했고 자이레의 복음주의 메노나이트 총회의 대표로 섬긴 공고 데이비드(Ngongo David), 인도와 네팔에서 사랑과 자비로 환자들을 돌본 간호사 선교사 레나 그래버(Lena Graber),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술로 세월을 허비했지만 선교사를 만나 평화의 사람으로 변화된 메노나이트 인디언 지도자 조 웍스 어롱(Joe Walks Along), 인도네시아 자바 출신 목사 수하디베코 조요디하르조(Shuhadiweko Djojodihardjo), 등등. 나는 이 책을 통해 메노나이트의 신앙의 인물들을 접하면서, 메노나이트의 신앙 전통은 말씀에 대한 철저히 순종, 비폭력과 사랑, 복음에 대한 헌신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좀 더 메노나이트 교회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졌다. 마침 이 책 부록에 한국의 아나뱁티즘을 알려주고, 관련 책들을 친절하게 소개해 놓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아나뱁티스트 성서해석학>, <아나뱁티스트 역사>, <예수의 정치학>같은 책들을 구입해 읽어보아야겠다.

이 책의 서문에 있는 것처럼, “사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무엇이 ‘되고 있는 것’(becoming)”이다. 나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 가고 있는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메노나이트 전통의 믿음을 가지고 신실하게 살아낸 열두 명의 사람들은 나에게 계속 이렇게 질문하고 있었다. ‘너는 믿는 자로 살아 있는가? 주님의 제자가 되어 가고 있는가?’ 나는 삶으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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